해남 대흥사 초입에 시인 이동주님의 [강강술레] 시비가 있어요.
아내가 여고시절 한창 때 대흥사에서 나를 만났고 나는 그 예쁜 여고생에게
[강강술레] 시를 읽어주었죠,
어성천엔 은어가 사라진 지 오래고 강강술레도 축제 때나 구경할 수 있게된 요즈음이지만
그 때 아내에게 큰 소리로 읽어주던 싯귀 가운데 [백장미 밭에 공작이 취했다]는 이상하게 내 가슴을 울렁이게 했어요.
강강술래
이동주
여울에 몰린 은어(銀魚) 떼.
삐비꽃 손들이 둘레를 짜면
달무리가 비잉 빙 돈다.
가아응 가아응 수우워얼래애
목을 빼면 설움이 솟고……
백장미(白薔薇) 밭에
공작(孔雀)이 취했다.
뛰자 뛰자 뛰어나 보자.
강강술래.
뇌누리에 테이프가 감긴다.
열두 발 상모가 마구 돈다.
달빛이 배이면 술보다 독한 것.
기폭(旗幅)이 찢어진다.
갈대가 스러진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보고네 뜨락(201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