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9일 밤, 바람이 거세게 불더니만 다음 날 아침 PC와 TV 둘 다 먹통이 되었다. 고장 신고를 한 지 8일째 되는 오늘 26일에야 시설팀이 방문하여 약 300M의 노후된 선을 교체하여 드디어 복구가 완료되었다. 사실 인터넷과 TV 없이도 생활하는데 별 불편도 없고 뉴스를 보지 않으니 오히려 우리 부부의 일상은 지극히 평온하였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온다는 손자보다 인터넷 복구팀이 더 기다려지는 마음이었으니 겉다르고 속다른 이런 내 모습을 스스로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덕분에 지난 일주일을 [정호승]님의 시집과 산문집, [윌리 로니스]님의 [그날들 Ce jour - l à 류재화 옮김, 이봄, 2015]이라는 사진 에세이를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읽었다. PC 앞에 앉게되면 으례 책 읽는 시간, 산책하는 시간, 음악을 듣는 시간을 대부분 빼앗겨버리기 쉽다. 행복이란 말을 선뜻 꺼낼 수 없는 내 나이에 PC 앞에 앉아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내 일상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던 일주일이었다. 참, 나는 이 더위에 비오듯 땀을 흘리며 수고하신 시설팀에게 점심을 대접해 드렸다. 해야할 일을 하신 분들이지만 얼마나 고마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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