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성탄절 미사가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아내로부터 이해인 수녀님의 [민들레의 영토] 시집을 선물 받고
밤 깊은 줄 모르고 시집을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겨울밤이었는데 민들레며 해바라기가 눈 앞에 선명하게 그려지면서 그 날 밤은 정말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해바라기 연가
내생애가 한 번 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여!
폭포처럼 쏟아져 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당신 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내 불치의 병은
사랑
이 가슴 안에서
올올이 뽑은 고운 실로
당신의 비단옷을 짜겠습니다
빛나는 얼굴 눈부시어
고개 숙이면
속으로 타서 익는 까만 꽃씨
당신께 바치는 나의 언어들
이미 하나인 우리가
더욱 하나가 될 날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나의 임금이시여!
드릴 것은 상처 뿐이어도
어둠에 숨지지 않고 섬겨살기 원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