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연가
이 해 인
늘 당신께 기대고 싶었지만
기댈 틈을 좀체 주지 않으셨지요
험한 세상 잘 걸어가라
홀로서기 일찍 시킨
당신의 뜻이 고마우면서도
가끔은 서러워 울었습니다
한결같음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건
얼마나 주제 넘은 허영이고
이기적인 사치인가요
솔잎 사이로
익어가는 시간들 속에
이제 나도 조금은
당신을 닮았습니다
나의 첫사랑으로
새롭게 당신을 선택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의무가 아니라
흘러넘치는 기쁨으로
당신을 선택하며
온몸과 마음이
송진 향내로 가득한 행복이여
지리산(2004. 10)
산에게 나무에게
김남조
산은 내게 올 수 없어 내가 산을 찾아갔네
나무도 내게 올 수 없어 내가 나무 곁에 섰었네
산과 나무들과 내가 친해진 이야기
산은 거기에 두고 내가 산을 내려왔네
내가 나무를 떠나왔네 그들은 주인자리에.
나는 바람 같은 몸. 산과 나무들과 내가 이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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