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자
김영랑(1903-1950)
바다로 가자 큰 바다로 가자
우리 인젠 큰 하늘과 넓은 바다를 마음대로 가졌노라
하늘이 바다요 바다가 하늘이라
바다 하늘 모두 다 가졌노라
옳다 그리하여 가슴이 뻐근치야
우리 모두 다 가자구나 큰 바다로 가자구나
우리는 바다 없이 살았지야 숨막히고 살았지야
그리하여 쪼여들고 울고불고 하였지야
바다 없는 항구 속에 사로잡힌 몸은
살이 터져나고 뼈 퉁겨나고 넋이 흩어지고
하마터면 아주 거꾸러져 버릴 것을
오! 바다가 터지도다 큰 바다가 터지도다
쪽배 타면 제주야 가고 오고
獨木船 倭섬이사 갔다 왔지
허나 그게 바달러냐
건너뛰는 실개천이라
우리 삼 년 걸려도 큰 배는 짓자꾸나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
우리 큰 배 타고 떠나가자꾸나
창랑을 헤치고 태풍을 걷어차고
하늘과 맞닿은 저 수평선 뚫으리라
큰 호통하고 떠나가자꾸나
바다 없는 항구에 사로잡힌 마음들아
툭 털고 일어서자 바다가 네 집이라
우리는 사슬 벗은 넋이로다 풀어놓은 겨례로다
가슴엔 잔뜩 별을 안으려마
손에 잡히는 엄마별 아기별
머리엔 그득 보배를 이고 오렴
발아래 좍 깔린 산호요 진주라
바다로 가자 우리 큰 바다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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