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풍경

 

  설 즈음에 고향에 가시거든 농촌 시장 골목을 방문해 보시라. 그곳에 가면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지지 않은 낯익은 우리나라 정치판처럼 변함없는 풍경을 만나게 된다. 겉으론 평화스럽게 보이는 골목시장도 사실은 서민들이 생존을 위해 피말리는 전쟁을 치루고 있는 장소이다. 굳이 Ralf Dahrendorf의 [사회적 갈등의 현대적 이론 1959]을 정독하지 않아도 골목시장을 오래 관찰하다보면, 그 안에는 빈부의 격차로 인한 계급갈등, 기득권 카르텔, 특정 종교 집단의 꼬임과 내밀한 착취, 아노미 이익집단과 사회적 일탈, 상대적 박탈감 등등이 좁은 골목 안에도 촘촘하고 내밀하게 깃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