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치자(보고네 뜨락, 2023.09.06)
우리집 꽃치자는 9월에 핀다. 추운 겨울을 씩씩하게 이겨내고 해마다 하얀 꽃을 피우는 이 친구! 열매를 맺지 못하면서도 꽃은 왜 피우는지... 알싸한 향기 속에 왠지 모를 슬픔이 묻어온다.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