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Violent Gust of Wind

 

돌풍(도토리 나무, 보고네 뜨락, 2023.07.15)

 

해안과 가까운 산 중턱 우리 집은 골짜기를 거슬러 불어 오는

골바람과 느닷없는 돌풍의 위험에 사계절 노출되어 있다.

어제는 폭우가 잠시 주춤하더니 오후엔 예상치 못한 광풍이 몰아쳐

애써 키우고 있는 어린 블루베리 나무를 사정없이 흔들어버렸다.

 

아파트에 살 때와는 달리 이곳에서는 날씨로 인한 스트레스가

아마도 일년 중 절반은 나를 무척 괴롭히고 지치게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이런 환경에 감사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달래기도 한다.

나의 부모님만큼은 아니겠지만 농사를 지으면서 자연의 위대한 힘을

늦게나마 깨닫고 그 자연을 파괴하여 질서를 왜곡시키는 인간의 무모함이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 짓인가를 조금은 깨닫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