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엄국현
2월의 젖은 밤하늘을
늦도록 굴뚝 연기가 올라 가고
잿빛 하늘이 조금씩 열리면
나는 바란다.
눈꽃송이나
별빛소나기 대신
웃음꽃이 무진장 뿌려질 것을.
이 웃음꽃을
겨울동안 마름질한 치마폭에
사랑처럼 받쳐 들 아가씨여
몽상가(夢想家)
나는 날개를 달고
내 웃음의 꽃다발을 보태어 던진다.
<집, 시로출판사, 1983>
2월 임영조
온몸이 쑤신다
신열이 돌고 갈증이 나고
잔기침 터질 듯 목이 가렵다
춥고 긴 엄동(嚴冬)을 지나
햇빛 반가운 봄으로 가는
해빙의 관절마다 나른한 통증
그 지독한 몸살처럼
2월은 온다, 이제
무거운 내복은 벗어도 될까
곤한 잠을 노크하는 빗소리
창문을 열까말까
잠시 망설이는 사이에
2월은 왔다 간다
늘 키 작고 조용해서
간혹 잊기 쉬운 여자(女子)처럼.
<그림자를 지우며, 현대문학, 1988>
이월(二月) 눈 안수환
이월(二月) 추위를 옷소매에 붙이고 다니다가
코감기를 앓는 몸으로는 쾌락이 덧없구나
아침에 발견한 이월(二月) 눈이 몸으로 다가와
내가 여럿이라는 부끄러움을 덮는구나
골목 안 방언 무더기 속에서 주님은 딱 한 말씀을
하셨다 나에게 진심을 주고도 더 속아 보아라
<신들의 옷, 문학과지성사, 1982>
이월(二月) 햇발 변영로
가녈프게 가녈프게 퍼지는 이월(二月) 햇빛은
어느 딴 세상에서 나리는 그늘 같은데
오는 봄의 머-ㄴ 치마자락 끄는 소리는
가려는 `찬손님'의 무거운 신 끄는 소리인가
<조선의 마음, 평문관, 1924>
미리 가본 2월의 바다 새만금(2015.01.28)
| Listen to the Trees - 기지개 (0) | 2015.01.31 |
|---|---|
|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0) | 2015.01.30 |
| 오래된 미래 - 해뜰 무렵 (0) | 2015.01.29 |
| 동진면 죽림마을 (1) | 2015.01.29 |
| 봄은 아직 먼 곳에 (0) | 2015.01.28 |